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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는 개인주의자를 요구한다 - ![]() 마광수 지음/새빛 |
서양에서 개인의 개념을 발견한 것은 이미 수백년 전이다. 개인의 개념을 바탕으로 하는 제도들(예컨대 민주주의)을 서구로부터 도입하면서 우리는 자연히 개인의 개념을 받아들였다. 그러나 개념을 받아들였다는 말이 우리 사회에서 개인을 발견해내는 것과 동일한 의미를 갖는 것은 아니다. 한국 사회의 많은 문제들은 고질적인 전체주의로부터 비롯되었고, 그 기저에는 개인의 상실이 있다.
서가의 많은 베스트셀러들이 대변하듯이, 2010년대에는 개인주의에 대한 요구와 주장들이 스멀스멀 대중들의 귀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우리 시대의 페미니즘 또한 개인주의의 일부로 이해한다. 이러한 논의들이 지금이라도 진행되는 것이 반가우면서도 이제서야 시작되는 데에 아쉬움이 있다.
마광수는 분명한 개인주의자이다. 그가 쓴 수많은 글들에서 일관성 있는 그의 신념체계가 드러난다. 그는 한 명의 개인으로서 분명히 살았다. 결국 이겨내지 못했지만, 개인으로서 생존하기 위하여 전 생을 바쳐 싸웠다. 그런 맥락에서 이 책의 제목이 마광수에게서 나왔다는 것은 전혀 놀랍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놀라운 것은 여기 실린 글들이 1990년 전후의 글들이라는 것이다. 그의 생각과 글들은 아주 일관되게 개인을 지향하고 있었다. 물론 개인주의에 대한 논의야 동시대의 어떤 지식인들이라도 모를 리 없었겠지만 그에 천착하고 자신의 삶으로 살아내고 자신의 생각으로 체화해내려고 노력한 점은 그에게 독보적인 공로를 인정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선구적인 개인주의자였다고 하겠다.
우리가 이제라도 개인주의를 논할 수 있는 것은 여러모로 그에게 빚진 일이라 생각하면서 한 글자 한 글자 읽어보게 된다.
이하는 책 앞에 담긴 서시이다.
전체보다
개인,
질서보다
자유이다
이 시대는 전체주의자가 아니라
개인주의자를 요구한다
'모난 돌'은 좋은 돌이므로
'정'을 맞아서는 안된다
개성이 튀는 사람을
억압하는
한국 사회,
그래서 이 나라는
점점 더 사그라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