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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문화가 흐르는 카페의 도시, 비엔나 (2) 02.14. 아침에 일어나 호텔에 짐을 맡기고 밖으로 나왔다. 트램을 타고 이동하려는데 형에겐 교통권이 없었다. 이젠 트램이나 버스를 탈 일이 많지 않을 것 같아 고민했으나 찝찝해서 샀다. 나는 보통 귀찮아서 표를 그냥 들고만 있곤 했는데 그 날은 유효화를 하고 탔다. 신기하게도 이 날 검표원이 트램에 탔고 우리의 표를 확인했다. 규칙을 준수하여 손해를 방지하는 것에도 그 나름의 쾌감이 있는 법이다. 신성로마제국부터 오랜 기간 오스트리아와 함께 한 합스부르크 왕가, 자신의 통치권을 인정받는 전쟁 뿐만 아니라 혼인 외교, 내치, 교육 개혁 등을 해낸 여제 마리아 테레지아, 카이저 슈마른의 주인공 프란츠 요세프 1세, 시대의 자유정신이었던 시시 등의 생활 공간이 생생히 전시되어 있는데 꽤나 볼 만하다. 꽤 일찍 갔는데 .. 더보기
카페 비엔나 02. 13. - 02. 14. 게임 문명5에서 오스트리아를 선택하면 고유 건물로 카페를 지을 수 있다. 그만큼 오스트리아의 카페는 오스트리아를 잘 보여주는 문화적 상징일 수 있는 모양이다. 음식문화의 맥락에서 카페는 후식 문화에 해당하는 만큼, 주식의 풍요를 전제로 한다. 배고픔이 해결된 다음에야 세련되고 감각적인 디저트를 개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단지 모자란 주식을 채우거나 당분의 보충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디저트가 눈과 입을 자극하는 곳이라면 이미 음식이 굶주림을 해결하는 수단을 넘어섰음을 짐작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오스트리아의 카페는 볼 거리가 있다. 나아가 카페는 귀족 문화의 반영이기도 하다. 많은 디저트들은 귀족들의 취향을 만족시키기 위하여 발전해왔다. 후식은 단지 잉여식자재가 있다는 것 뿐만 아니라 후식을 누릴.. 더보기
문화가 흐르는 카페의 도시, 비엔나 (1) 02.13. 잘츠부르크에서 아직 못 본 곳들을 구경할까 하는 생각이 있었지만, 아침에 일어나보니 세면도구가 없어진 게 찝찝해서 그냥 빠른 속도로 비엔나로 가는 기차를 탔다. 그날의 페이스북에는 다음과 같은 글을 올렸다. 이틀간 도미토리 형식으로된 호스텔에서 잤다. 밤늦게 큰 소리를 내며 소란스럽게 들어오던 녀석이 있어서 다음날 이른 시간 차분하게 짐 정리를 하면서 아침형 인간의 개념을 그의 뇌리에 새겨주었다. 그날 하루종일 밖에서 놀고 돌아오니 침대에 올려놓은 세면도구들이 사라졌다. 확인해보니 내 침대를 숙소 측에서 치운 적은 없다고 한다. 샴푸, 폼클렌징 등은 필요해서 가져갈 수 있지만 칫솔, 치약이 없어진 건 아무래도 극성 팬클럽의 소행이 아니면 악의적 공격일 것이다. 증거는 물론 하나도 없지만 내 아래 침대에서.. 더보기
잘츠부르크 모차르트 디너쇼 02. 12. 잘츠부르크에 와서 검색했떠니 모차르트 디너쇼가 있어서 전날 예약했다. 할슈타트에서 잘츠부르크로 돌아오는 기차에서 내리자마자 페터스처치를 향해 미친듯이 달렸다. 구글 지도상으로는 안될 시간이었지만 뛰어서 시간을 줄였다. 옷은 밖에서 맡겼고, 표는 인쇄하지 못해서 불안했는데 그냥 이름만 확인하고 말았다. 자리는 아무데나 앉을 수 있었는데 그냥 인도인 가족이 앉아 있는 테이블에 앉았다. 콘서트홀은 바로크 홀이었는데 장식이 잘 꾸며져 있었고 테이블은 많지 않았다. 옆에 앉은 가족 중 아빠가 심심한지 나한테 말을 걸곤 했다. 인도인 가족은 아빠, 엄마, 딸, 아들로 있었는데 인도에서 왔냐고 묻지 않고 어디서 왔냐고 묻길 잘했다. 영국 멘체스터에서 왔다고 했고 인도 얘기는 한번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음료를 주문.. 더보기
거울같은 호수, 할슈타트 02. 12. 원래 일정은 할슈타트에서 1박 하는 거였는데 모차르트 디너쇼 때문에 일정을 틀었다. 어제 수도원 양조장에 함께 간 사람들과 함께 할슈타트에 가기로 했다. 유레일패스를 가진 아이들은 기차로 가고, 나와 ㅍㅅㅎ누나는 버스로 이동했다. 9시에 맞춰서 급히 나왔는데 버스 시간이 남아서 역 안에 있는 카페에 앉아 있다, 마트 구경을 했다, 돌아왔다. 버스를 기다리며 앉아 있는데 한 중국인 부부가 말을 걸었는데 몇 번 대답했더니 계속 중국어로 말을 걸어서 힘들었다. 내가 할 수 있는 얘기는 못 알아듣다는 말 정도 밖에 없는데. 우리는 Bad Ischl로 가는 150번 버스를 탔다. 한 블로그에서 왼쪽에 앉는 게 경치도 좋고 햇빛도 덜 받는다고 해서 왼쪽에 탔는데 확실히 좋았다. 잘츠부르크에서 본 태권도 도장이다. .. 더보기
모차르트와 사운드오브뮤직, 잘츠부르크 (2) 02.11. 이어서 레지덴츠로 갔다. 입장 시간 마감이 거의 다 돼서 직원들이 고민했지만 다행히 들여보내줬다. 우리에게도 시간이 많지 않아 달리듯이 눈에 발랐다. 사실상 궁전이라고 보면 될 이곳에 대해 ㅈㅅㅁ은 주교가 살던 곳이라고 소개했는데 잘 이해가 되지 않아 찾아봤다. 잘츠부르크는 소금광산을 보유하고 있어 경제적으로 부유했고 독립적 국가 운영이 가능했다. 잘츠부르크의 주교가 영주를 겸한 것인지 영주가 주교를 겸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주교가 통치자 역할을 하고 있었다고 하니 그제서야 이 곳의 규모와 화려함이 이해되었다. 이어서 호엔잘츠부르크로 올라가기로 했다. 푸니쿨라를 탈 수 있어서 다행히 시간을 줄일 수 있었다. 올라왔더니 볼 수 있는 게 많진 않았는데 석양이 내려앉는 잘츠부르크 시가지 자체가 멋있긴 .. 더보기
모차르트와 사운드오브뮤직, 잘츠부르크 (1) 02.11. 아침 일찍 일어나 블레드 호수를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보고 왔다. 눈을 치우는 사람들 외에는 다니는 사람도 많지 않았다. 여전히 안개도 자욱하고 얼음도 녹지 않았지만 아쉬울 것 같아서 눈에 한 번 더 담았다. 돌아와서 준비하다 열차 시간을 보니 시간이 많지 않아 허겁지겁 숙소 주인에게 인사하고 버스를 탔다. 버스를 기다리던 중에 한 할아버지가 시간을 물었다. 시간을 말해주고 나서 뭐라고 계속 얘기하는데 슬로베니아 말을 내가 알아들을 수는 없어서 그냥 웃고 말았다. 열차를 기다리는 동안 아침이나 먹을까 하고 열차 식당에 들어가서 주스와 케익을 시켰는데 이방인이 낯설었는지 사람들 모두 나를 쳐다봤다. OBB열차를 탔는데 긴 시간이지만 편하게 갔다. 사람이 아무도 없을 땐 물론 아주 좋았지만 오스트리아 국경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