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민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영화.
진기한 변호사라는 주연이 웹툰을 이끌고 간 비중에 비추어 진기한 변호사의 존재 없이 진행되는 점, 웹툰의 방대한 세계관과 세세한 교훈들을 두 시간 남짓에 담아내기 어렵다는 점 등에 비추어 영화화 결정 당시부터 논란이 많았다.
막상 공개된 영화는 호불호가 갈리지만 꽤 호평도 얻어내고 있는 중이다.
우선 영화의 캐스팅이 탁월하다.
김동욱은 자기 자리를 정확히 찾았다. 어울리는 역할을 맡아 독보적으로 해냈다. 영화의 큰 감정선을 힘있게 끌어간다. 앞으로 할 일이 참 많을 배우다.
하정우는 모든 연기가 똑같다는 지적이 있지만, 그것이야말로 하정우의 매력이자 실력이라고 생각한다. 비슷한 발성과 눈빛이지만 작품마다 미세한 변화를 주고 녹아든다. 그래서 같은 하정우를 보지만 영화에 스며든 캐릭터를 본다. 이번 영화에서도 마찬가지로 매력적이다. 액션의 선도 꽤 멋있다. 하정우 얼굴만 보고도 표 산다.
차태현은 참 착한 사람이라 그런지 영화에 잘 드러난다. 웃음만 주는 배우가 아님을 다시 한번 보여준다.
주지훈과 김향기는 영화가 지나치게 무겁지 않게 숨통을 틔워준다. 김향기의 순진하지만 진정성있는 표정들은 참 맑아서 보는 이를 흐뭇하게 한다. 주지훈을 보면 일단 의상팀에 수당 더 줘야 된다는 생각부터 한다. 그 정도 롱코트 시원하게 소화해내는 게 모델은 모델이다. 멋스러우면서 경박하지 않은 가벼움 (?)으로 웃음을 준다. 두 사람 모두 많지 않은 역할에 비해 해내는 바가 크다.
그 외 출연배우들이 다 제 몫을 해낸다. 캐스팅이 영화의 절반을 한다.
의외로 cg가 훌륭하다. 왜 저런 걸 넣었나 하는 생각이 드는 장면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기술 자체는 조금도 어색하지 않고 훌륭했다.
그런데 스토리라인이 조금 촌스러운 구석이 있다. 불경의 지옥 개념 자체가 삶에 대한 훈시로 가득차 있는 것이긴 하지만 영화 속 지옥들이 사람을 숨막히게 하는 건 지옥의 두려움보다 엄숙한 교훈주의였다. 웹툰이 독자로 하여금 스스로 반성하게 하는 느낌이라면 영화는 보다 노골적으로 느껴져서 오히려 진부하게 느껴졌다. 게다가 지옥이 7개나 되니 각 장면에 남는 게 오히려 적다
영화에서 관객을 울리는 장면의 비중이 워낙 커서 신파라는 지적도 있다. 실제로 영화관 곳곳에서 크게 훌쩍이는 소리가 들린다. 발리우드 류의 신파에도 부감이 전혀 없는 나로서는 그런 지적이 불편하게 느껴지진 않는데, 아마 눈물 유도의 의도가 보이는지 여부에서 차이가 나는 게 아닌가 한다.
겨울마다 차태현이 가족들 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