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플로리안은 1720년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 한 가게가 오랫동안 망하지 않고 버텨내는 것도 대단하게 느껴지는데 그 속에서 자신의 색깔과 개성을 명확하게 하면서 역사의 흔적을 카페에 담아내고 있는 것은 배울 만하다.
산마르코 광장에 있는 카페 플로리안으로 들어가면 직원들이 안내해준다. 주로 남자들이었는데 영화배우처럼 진하고 선명한 얼굴에 다들 멋이 있다.
카페 플로리안은 베니스의 물가에 견주어 보더라도 비싼 편이다. 그렇다 해도 카사노바가 옥에서 나오자마자 마셨다는 에스프레소는 어떤 것인지, 니체나 괴테, 바이런 등이 여기까지 찾아와서 마신 커피는 무엇인지, 300년된 핫초코는 어떤 것인지 느껴보는 건 좋은 경험이다.
카페 플로리안은 미술관에 앉아있는 것처럼 내부를 화려하게 꾸며놓았다. 그 유지 보수 비용도 연간 어마어마하다고 하니, 아예 카페라고 생각하지 말고 투어의 일종이라고 생각하면 편한 마음으로 마실 수 있다.
나는 cioccolata casanova를 시켰다. 맛이 아주 진한 편이지만 한국에서 다시는 못 먹어볼 만큼 대단한 것은 아니다. 에스프레소도 그리 특별하지 않았다고 하니 맛이 그리 대단한 곳은 아닌 모양이다.
가게도 특별히 조용하진 않다. 방마다 한 팀씩 배정받는다면 훨씬 나을 것 같긴 한데, 사람이 많아 그럴 수도 없다. 한 방에 너댓 테이블 정도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여기저기서 사람들이 시끄럽게 떠들면 가게 내에서 울린다. 결국 '느낌'인 것.
나가는 길에 우리끼리 사진을 찍는데 끼어들어 포즈를 취해준 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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