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촘스키, 누가 무엇으로 세상을 지배하는가 - ![]() 레미 말랭그레 그림, 드니 로베르 외 인터뷰 정리/시대의창 |
민주주의의 타당성에 대하여 논증할 필요가 다시는 없을 것처럼 보일 만큼 우리에게 민주주의는 익숙해졌다. 주권을 국민에게 가지고 옴으로써 권력에 대한 통제력을 형성하였고 이에 대한 비판과 감시, 견제를 통해 부당한 권력의 횡포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기존의 권력은 노골적이었다. 힘의 지배에 의하던 시절에는 나를 지배하는 권력의 주체, 방법, 동기 등에 대하여 의심하거나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가시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느새 권력은 우리의 시야에서 벗어났다. 이는 통제되었다는 허구가 진리이기 때문이 아니라 보다 은밀하고 비가시적인 방식을 채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회의 개혁과 혁명을 이야기할 때 민중에 대한 신뢰를 어디까지 두느냐에 따라 정치적 성향은 무한히 달라질 수 있다. 전위대에 의한 선전 선동이 필수적이라고 볼 수도 있고, 지식인의 인도가 필요하다고 볼 수도 있고, 민중 이외의 수단에 의한 임시적 제한을 이야기하는 자들은 다 사기꾼이라고 볼 수도 있다. 다만 이 모든 논쟁의 전제에는 민중이 속을 수 있는 지배 구조로 우리가 돌입하고 있다는 사실이 있다.
이에 대하여 지식인의 책임은 보다 무거워진다. 지배층의 선전, 선동에 불합리하게 휘말리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무엇이 잘못인지 정확히 지적해주어야 한다. 눈에 보이는 것 외에 생각해보아야 할 함의와 음모에 대하여 파악하고 알려야 한다.
아나키스트 촘스키는 우리 사회의 참여형 지식인으로 분류된다. 사회 곳곳의 문제에 개입하고 의견을 보낸다. 이 인터뷰집은 그러한 맥락에서 나왔다. 가볍게 읽어보기에 좋은 책이다.
'감상 > 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살짝 미쳐가는 세상에서 완전 행복해지는 법 (0) | 2017.10.04 |
---|---|
확신의 함정 (0) | 2017.09.19 |
대법원, 이의 있습니다 (0) | 2017.09.18 |
우리가 잘못 산 게 아니었어 (0) | 2017.09.16 |
그리스인 조르바 (0) | 2017.09.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