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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책

중국어 6개월에 끝내고 알리바바 입사하기

 

 

 

 

중국어와 알리바바 모두에 관심이 없는 나에게는 책 제목 자체가 나에게 주는 임팩트는 사실 없다. 책을 선택한 이유는 오로지 지인을 통해 한 단계 건너면 저자가 있기 때문에 호기심이 생겼기 때문이다.

 

호기심 이하의 관심을 가지고 책장을 열었는데, 생각보다 책은 나에게 좋은 인상을 남겼다. 중국어와 알리바바에 대한 관심을 제하고서라도 전수받을 것이 있었기 때문이다. 추천사에서 권도균이란 사람이 쓴 '중국어보다 도전을 더 많이 가르치는 이 책은 남이 만들어놓은 길만 가다가 정작 길을 잃은 오늘날의 젊은 후배들에게 좋은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라는 말에 동의한다.

 

'중국이 뜬다' '중국에 기회가 있다'는 뻔한 말들이 세간에 나뒹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말들이 와닿게 느껴지지 않는 것은 중국에 대하여 우리가 가지고 있는 편견, 그 편견에 비하여 낮은 경험치와 낯선 감정 등에 기인할 것이다. 저자는 중국에서 일하면서 자신이 겪은 중국의 가능성에 대하여 이야기하면서 시작하는데, 신선하면서도 설득력 있었다. 중국의 변화 속도와 합리적 경영 문화에 대한 설명은 내가 봐온 중국의 면모가 그야말로 단편적이었다는 민망함을 느끼게 한다. 그리고 유발된 호기심은 뒤에 있는 이야기에 귀기울이게 한다.

 

저자는 중국어를 자신이 원하는 목표를 위한 수단으로 생각한다. 언어를 수단으로 생각한다는 뻔한 명제를 대단히 효율적인 방법론에 기초하여 자신의 경험으로 녹여냈기 때문에 뻔하지 않게 만들어주었다. HSK 공부를 하면서 한자 쓰기 연습을 버린다거나, 단어장보다 드라마 표현 외우기에 더 힘썼다는 등의 방식은 분명히 이례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방법의 동기와 효과에 대한 신뢰가 여전히 남는다.

 

단지 중국어 공부방법론에 대한 책은 아니다. 틈틈이 들려주는 중국 이야기는 흥미로운 데가 많다. 그가 만난 사람들, 그가 지나온 회사들에 대한 이야기는 분명 평소 보고 듣던 중국에 대한 이야기와는 다르다. 중국 시장에 진출할 계획을 가진 사람들은 더 들어보고 싶을 만한 조언들이 많이 담겨있다.

 

사실 중국어와 중국 시장에 대한 이야기보다 내가 흥미롭게 느꼈던 건 '저자'다. 책은 구어체로 쓰여 있는데 보다 더 생생하게 저자의 에너지가 느껴진다. 또한 그 에너지는 대단히 목표지향적인 그의 성향과 결합한다. 목표지향성이 높으면 효율성을 추구하기 마련이다. 쉽게 읽히는 글에서 눈치챌 수 있듯이 저자의 사고는 대단히 합리적이고 효율적이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불필요한 사고를 제하는 습관이 생기고 있었으리라 생각된다. 그리고 그건 분명히 보기 좋다.

 

20대 내내 우중충하고 힘없는 노인들의 글만 읽어왔던 내가 최근에 읽었던 글들은 열정과 에너지가 배제된 법조문과 판례들이었다. 졸업하고 읽는 글들도 그리 다르지 않은 분위기의 것들이었다. 그런 내겐 우리 또래가 자신이 원하는 것을 힘있게 이뤄가면서 여러 가지를 성취해내는 모습을 글로 담아낸 이 책은 마치 하나의 판타지소설 같았다.

 

주변에 어떤 사람이 있는지에 따라 사람의 성격은 바뀌기 마련이다. 주변에 좋은 사람이 없다면 책으로라도 만나야 한다. 이런 에너지를 책을 통해서라도 만날 수 있다면 그것도 유쾌한 일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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